2020년 팬데믹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들
히브리서 10: 22-25
유민진
22 그러니 우리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 우리는 마음에다 예수의 피를 뿌려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맑은 물로 몸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23 또 우리에게 약속하신 분은 신실하시니, 우리는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고백하는 그 소망을 굳게 지킵시다. 24 그리고 서로 마음을 써서 사랑과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합시다. 25 어떤 사람들의 습관처럼, 우리는 모이기를 그만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그 날이 가까워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 (히브리서 10:22-25, 새번역)
2020년은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해였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바이러스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습니다. 교회의 예배 모습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성찬식에 참여하면서, 참석했어야 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 느낌은 이전에 예배에를 통해 느꼈던 감정과는 다른 종류의 것입니다. 물론 직접 모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지금처럼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악수를 나누고 손길을 나누며, 같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거나 공부를 하고, 또 함께 먹고 마시며 교류했던 일이 얼마나 우리의 영혼과 마음에 안식을 주는 지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히브리서 10장 22-25절은 우리에게 신실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 격려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과 같은 물리적으로 모이지 못하는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공동체로서 서로 격려하며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온라인 예배가 가진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첫째로, 예배의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항상 예배드리는 자가 예배 장소로 찾아가기만 했던 지난 시절과 달리, 이제는 교회가 예배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Women Together 모임도 마찬가지 입니다. 팬데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멀리 거주하시는 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모임을 쉽게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시간 조정만 가능하다면 한국에 계신 분들과도 소통하여 연합할 수 있습니다. 평소 물리적인 거동이 불편하셨던 분들도, 이제는 참여할 수 있는 예배의 범위가 넓어지고, 유튜브나 줌을 통해 언제든 라이브로 함께 예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상황이 항상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주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무리 온라인으로 참여한다고 해도 예배의 자리에 물리적으로 “Present” 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거리감을 좁히지 못해 때로는 공허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 더 큰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한국에 있는 한 교회에는 장애인 분들이 많이 참석하시고 계시는데, 팬데믹 이후 자원 봉사자의 손길이 크게 줄고 일자리도 지속하지 못해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 합니다. 또한, 가정 폭력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은 가정에서 물리적으로 도망쳐 있을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생활에 있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 집니다.
2021년을 맞이하여,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교회와 모임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지 히브리서 10장을 통해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22-23절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하나님을 믿고, 희망을 하나님께 두어야 합니다. 2021년은 2020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새로운 가능성과 불안함이 함께 공존할 것입니다. 2021년에는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뉴스가 들립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신을 맞는다 하더라도, 이전처럼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행동하던 때로 돌아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 새해가 되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뉴스로 들으면 마음이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능성 자체가 불확실성을 뜻하기도 합니다. 가능하다는 말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날 지, 아니면 안 일어난 지, 확실히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 상황이나 그에 따라 변하는 감정에 의지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신실함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황의 한계를 넘어 하나님이 제공해주시는 신실함에 우리의 희망의 근거를 두어야 흔들리지 않습니다.
둘째, 24절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우리는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격려의 말과 행동을 해야 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일 수록 소홀히 하거나 함부로 대하기 쉽습니다. 함께 모이기 어려운 시기에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들이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하고 세워주는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상대가 나에게 사랑의 말과 행동을 했을 때는 충분히 표현하고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교류가 우리 공동체를 더욱 따뜻하고 풍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공동체가 하나님께서 보고 기뻐하실 공동체 일 것입니다.
셋째, 찾아가는 교회, 찾아가는 성경공부 모임이 되어야 합니다. 25절에서 함께 모이라는 말은 물리적인 예배 모임 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컴퓨터나 핸드폰 등 기술이나 기계조차 부족해서 온라인 모음에 참여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현실을 보고, 비대면 방식으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홀로 고립되있는 사람에게 생필품 장을 봐주고 배달해 주거나, 기업이나 재단과 협력하여 우편으로라도 반드시 필요한 물품을 보내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적인 도움 외에도, Women Together 의 모임을 통해 주변에 있는 다른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내 가족이나 교회를 통해 알게 된 여성 성도 분들에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새로운 진리를 깨달아 그들의 삶이 조금 더 자유롭고 풍성해지도록 도와야 합니다.
위기 상황 없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즐거움은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을 깨닫고, 고난 주간을 거친 후에야 부활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법입니다. 이렇게 얻은 부활의 기쁨은 잠깐 지나갔다 사라지는 것이 아닌, 우리의 삶에 오래도록 지속되는 기쁨입니다.
이처럼 팬데믹 상황이 지나가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불안은 기쁨으로 바뀔 것입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배우게 된 여러 가치들, 즉, 커뮤니티를 섬기고자 하는 마음,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 주변 이웃을 돌보는 마음이 지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믿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하며, 서로 모이는 것에 더욱 힘을 쓰시길 바랍니다. 다만, 팬데믹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는, 육체보다는 마음과 영혼으로 모이고 서로 격려하시길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Comments